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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롱 환자’ 잡는 마디모 프로그램의 명암(明暗)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17년 05월 29일
 
↑↑ 경산경찰서 교통조사팀 경사 윤명국
ⓒ CBN뉴스 - 경산 
[경산경찰서 교통조사팀 경사 윤명국] 제가 교통사고가 있었는데 너무 억울해서 찾아 왔습니다. 제가 신호대기를 하던 중 브레이크에서 발이 떨어져 앞으로 조금 밀리면서 앞 차량을 경미하게 부딪혔는데, 다음날 아프다면서 인피접수를 해 달라고 합니다. 너무 황당하고 억울해서 마디모를 신청하려고 왔습니다.

하루 평균 1~2명꼴로 마디모 신청을 위해 경찰서를 방문하고 있다. 이런 마디모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언론이나 보험사를 통해 한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마디모(MADYMO:Mathematical dynamic models)는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기구(TNO)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교통사고에 따른 자동차 탑승객 및 보행인의 거동 상황을 3차원 시뮬레이션으로 재연해 해석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경미한 사고에 대한 과도한 보험금을 요구(일명:나이롱 환자)하는 폐단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했다.

도입초기 의뢰 건수가 20~30건에 그쳤던 것이 2012년에 약 5,000건, 2014년에 7,300여건, 2015년에는 15,000여건으로 급증 하였다.

최초 아주 경미한 피해자들은 상해가 희박하다는 결론에 따라 보상을 스스로 포기하거나 마디모 신청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피 접수를 취소하는 피해자도 있었다.

그러나, 신청 건수가 급증하면서 마디모 프로그램의 부작용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나이롱 환자를 걸러내기 위한 원래의 취지와 목적이 상실되고 정작 교통사고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결과는 교통사고와 상해와의 인관관계가 없거나 적다고 나온다. 왜냐하면, 피해자의 나이, 신체 특징, 건강상태 등 각종 상황들은 무시하고 단순히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말 몸이 아픈 피해자들이 ‘나이롱 환자’ 취급 받는 것이 너무 억울하고 치료비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한다.

마디모 프로그램이 도입 취지에 맞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제도 보완이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에 앞서 ‘교통사고=돈’이라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17년 0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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